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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비》 (8)
주체111(2022)년 출판

  정혜옥은 승용차에서 내려 허리를 가까이 하는 물을 헤가르며 대청리관리위원회건물에 들어섰다. 관리위원회청사와 리당에는 경비성원만 남아있고 모든 일군들이 작업반들에 나가있었다. 정혜옥은 손전화기로 관리위원장을 찾았다.
  《관리위원장동무, 어떻게 되였습니까? 사람들은 다 소개시켰습니까, 인민들의 가산은 어떻게 되였어요?》
  《사람들은 다 소개시켰지만 가산들은 물때문에 운수기재를 댈수 없습니다. 그래서…》
  주위의 복잡한 소음에 눌려 상대방의 목소리가 사라졌다가 다시 들려왔다.
  《군당위원장동지, 그런데 여기 7작업반에서 난감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난감한 문제라니요?》
  《벌에서 죽으면 죽었지 소개를 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는데 저로서도 어쩔 도리가…》
  정혜옥은 아연해졌다.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는데도 소개를 안하겠다고 애를 먹이는 사람들도 그래 그렇다고 우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그래, 왜 모두가 이럴 때 애를 먹이는지 야속스러웠다.
  《그게 일군이 할 소리예요? 그래 그 애군들이 대체 누구들이예요?》
  《예, 양춘경동무를 비롯해서 제대군인포전에서…》
  《뭐, 양춘경이가?!… 알겠어요. 제가 곧 7반으로 가겠습니다.》
  비, 쏟아지는 비줄기.
  정혜옥은 바지가랭이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나서 폭우속을 헤치며 제대군인포전을 향해 걸음을 다그쳤다. 대청리 7작업반 제대군인포전으로 걸음보다 앞서달려가는 그의 뇌리로는 비줄기들을 헤가르는 인상적인 모습이 금시마냥 덮쳐든다.
  늘씬한 키에 눈꼬리가 약간 올라갈사한 매력적인 눈매가 무척 인상적인 모습이다. 갸름한 얼굴에 상큼한 코날을 가진 처녀의 미모는 도시처녀들도 무색케 할 아름다움을 가지고있었다.
  (양춘경이, 어쩌면 네가?!)
  제대군인 양춘경, 정혜옥이 그를 처음 알게 된것은 몇달전 학교를 졸업하고 은파군당위원장으로 갓 임명되여왔을 때였다. 려관방에 자그마한 트렁크를 내려놓기 바쁘게 그는 군안의 실태를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지료해에 나섰다.
  정혜옥은 승용차를 타고다니라는 아래일군들의 권고를 마다하고 자전거에 올랐다. 사업용차라지만 왜서인지 그안에 몸을 싣고 군내인민들을 찾아가면 처음부터 직무상의 격차로 하여 사람들의 마음과 멀어질것같은 제나름의 견해가 그를 자전거로 떠밀었다. 정혜옥은 군당위원장이기 전에 평범한 녀인으로, 가정주부로서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살펴보고싶었다.
  그가 자전거의 발디디개를 부지런히 돌려가며 군안을 돌아보기 시작한지 며칠만에 대청리에 이르렀을 때는 넓은 벌에서 모살이를 끝낸 벼포기들이 물줄기를 단젖마냥 빨아먹으며 우적우적 키솟음을 하고있었다.
  리당과 관리위원회에 기별도 없이 아침일찍부터 대청리포전들을 혼자서 돌아보던 정혜옥은 7작업반포전길에서 자전거뒤바퀴가 바람이 새는 딱한 사정에 맞다들렸다. 자전거를 세우고 주저앉은 바퀴를 아무리 만져보아야 그로서는 어쩔 방도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