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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나래를 펼치라》(7)
2021년 창작

  자기의 대답을 주의깊게 듣고계시는 원수님의 안색을 보는 순간 혹시 자기가 엉터리생각을 말씀올리지 않았는가 하는 걱정이 슬며시 들었기때문이였다.
  원수님께서는 웃음을 지으시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시였다.
  《환상이긴 하지만 그럴듯하구나. 아직은 어설프긴 해도 좀더 궁냥을 굴리면 멋진 환상이 나오겠어. 그런데 어떻게 립체률동영화관에 구경올 생각을 다 하게 되였느냐?》
  두 아이는 눈맞춤을 하며 쭈밋거렸다.
  《허, 이애들이 말 못할 사연이 있는가 봅니다.》
  원수님께서는 간부선생님을 바라보며 소탈하게 웃으시였다.
  간부선생님이 허리를 굽히며 인성이에게 조용히 재촉했다.
  《얘, 마음놓고 어서 말씀올려라.》
  큰할아버지의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인성이가 영찬이를 힐끗 쳐다보고나서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교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랑 영찬이가 장난꾸러기라고 하면서 콤퓨터에 있는 립체률동영화도 보지 못하게 하는 누나에 대해서랑 그래서 립체률동영화관에 오게 된 사연을 다 말씀드렸다.
  《음, 그래서 누나때문에 되돌아섰단 말이지?》
  인성이의 이야기를 들으신 원수님께서는 영찬이에게 눈길을 돌리시였다.
  영찬이는 원수님앞에 자기의 장난꾸러기모습을 다 보인것 같아 송구스러워 손가락만 매만지였다.
  원수님께서는 그 모습을 바라볼수록 환상에 넘치는 영찬이의 동심세계가 울타리속에 갇히워 나래를 펴지 못하는것이 못내 가슴에 걸리시였다.
  간부선생님에게로 돌아서신 원수님께서는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딱한 사정을 안고온 애들인데 그 고충을 풀어주는것이 어떻습니까?》
  하지만 간부선생님은 철없는 애들의 일때문에 원수님의 바쁘신 걸음이 지체되는것만 같아 선뜻 대답을 드릴수가 없었다.
  원수님께서는 너그럽게 웃으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 심정은 알만 합니다. 그러나 사정도 사정이지만 난 이애들의 세계가 더 소중해서 그러는겁니다. 립체률동영화관이야 영찬이나 인성이 같은 애들을 위해 건설하는것이 아닙니까? 사실 난 오늘 이애들을 만난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왕 일이 이렇게 된바엔 이애들의 평가를 받아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심사원> 격으로 말입니다.》
  간부선생님은 가슴이 후더워올랐다.
  현지지도의 길에서 우연히 만난 이름없는 소년들의 자그마한 마음속고충을 풀어주시려 이렇듯 마음쓰시는 원수님의 따뜻한 인정미가 넘치는 사랑에 머리가 숙어졌다.
  《알겠습니다.》
  간부선생님은 감동어린 목소리로 말씀올렸다.
  《자, 차에 타거라. 우리도 립체률동영화관에 가댔는데 함께 가자.》
  원수님의 손길에 이끌려 차있는 곳으로 다가가는 영찬이의 가슴은 달아올랐다. 나라일에 바쁘신 원수님의 걸음을 지체시키는것만 같은 죄스러운 생각이 들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