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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사랑의 탑》(12)
2021년 창작
                                                                    3

  6월의 아침해살이 따스히 비쳐드는 김일성경기장으로 아버지원수님께서 타신 승용차가 서서히 들어섰습니다.
  《만세! 만세!》
  크나큰 기쁨과 감격에 겨워 웨치는 소년단대표들의 만세소리가 아름다운 모란봉기슭을 흔들며 하늘높이 터져올랐습니다.
  차에서 내리신 원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소년단대표들에게 축복의 손을 들어 답례하시며 다가오시였습니다.
  두손을 높이 들고 발을 동동 구르던 아이들이 너도나도 《아버지원수님!》 하고 부르며 한달음에 달려가 안겼습니다.
  충일이와 림명이도 원수님의 품에 더 가까이 안기고싶어 다른 동무들과 싱갱이질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키가 작은 충일이는 큰 애들때문에 한옆으로 밀려났습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앞에 서있던 키가 큰 애의 옷자락을 와락 움켜잡으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던 원수님께서는 큰 애들때문에 한옆으로 밀려나 어쩔줄을 몰라하고있는 충일이를 띄여보시고 자신의 가까이로 끄당겨안아주시였습니다. 그러시고는 앵두알처럼 발그스레한 두볼을 정답게 다독여주시였습니다.
  《그래? 집에랑 가고싶지 않더냐? 아버지, 어머니랑 몹시 보고싶었지?》
  충일이는 원수님의 품에 꼭 안긴것이 너무도 꿈만 같아 구슬같은 눈물방울을 흘리며 도리머리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집에 가고싶지 않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도 보고싶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정말 모든것이 즐겁고 재미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계속 아버지원수님 계시는 평양에만 있고싶습니다.》
  《저런… 집에도 가고싶지 않다? 이거 참 야단이 났는걸. 하하하‐ 그래, 그래, 나도 항상 너희들이 보고싶었고 이렇게 내내 함께 있고싶었단다.》
  아이들은 행복속에 웃고울며 좀처럼 원수님의 품에서 떨어질줄을 몰랐습니다.
  원수님께서는 그러는 아이들과 함께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고싶으시여 대기실에 들어서시였습니다.
  《너희들이 이번 대회기간을 그렇듯 즐겁게 보냈다니 나도 정말 기쁘구나.》
  원수님께서는 자신의 옷자락과 두팔에 매달려 그냥 발만 동동 구르는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어서 모두 자리에 앉자고 이르시였습니다.
  《그래, 이번에 어디 갔을 때가 제일 재미있더냐?》
  《예, 개선청년공원유희장에 갔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급강하탑을 탈 땐 정말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오르는것만 같았습니다.》
  림명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가슴을 쭉 펴고 씩씩하게 말씀올렸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림명이의 뒤를 따라 저저마다 겨끔내기로 말씀올렸습니다.
  《궤도회전반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배그네를 탔을 때에는 속이 좀 조마조마했더랬습니다.》
  두눈이 머루알처럼 작지만 여간만 오돌차보이지 않는 한 소녀가 한걸음 나서며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충일이만은 원수님께 아무 말씀도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낮이나 밤이나 그 어디에 가도 꼭 안고다니는 사진첩만 애꿎게 매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