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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저 하늘의 별》 (7)
  2019년 출판

  아, 인민들의 교통상 불편을 자기의 생활로도 잘 알고있는 내가 그런 어망처망한 실수를 하다니?!
  그는 자기가 어떻게 그이의 집무실을 나섰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버릇처럼 사무실에 들려 무엇을 하려고 했던지도 생각해내지 못한채 멍하니 앉아있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집으로 가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사무실을 나섰고 집이 있는 아빠트아래 섰다. 그랬으나 집으로 들어갈것 같지 못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집이 바라보이는 불밝은 거리를 괴로움과 자책에 잠겨 그냥 거닐었다. 밤이 깊어진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그래도 그냥 가로수밑을 거닐었다. 이때였다. 그의 곁을 스쳐지나 저만치 달려갔던 한대의 승용차가 멎어서더니 다시금 스르르 뒤로 후진해왔다. 그러더니 승용차문이 열리고 뜻밖에도 거기서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전남혁을 바라보고계시는것이 아닌가!
  전남혁은 놀라고 당황하여 부지중 신음소리 비슷한것을 내며 굳어졌다. 그이께서는 전남혁이 지금껏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거리를 거닐고있었다는것을 깨달으신듯 했다. 잠시 말없이 전남혁을 바라보시였다. 이윽고 무거우신 어조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타시오. 함께 거리를 돌아보면서 이야기를 합시다.》
  그이께서 운전대를 잡으신 승용차는 다시금 거리를 달렸다. 네거리한쪽에 서있던 처녀교통보안원이 승용차를 향해 맵시있게 경례를 했다. 승용차안에는 고르로운 발동소리만이 울릴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그 침묵만큼 아프고도 절절한 질책이 또 어디 있으랴?
  전남혁은 흐느낌처럼 흐득흐득 떨리는 호흡을 다잡느라고 모지름을 썼다. 고개를 푹 숙인채 움직이지 못했다. 이윽고 그이께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남혁동무, 난 동무가 자기 결함을 알리라고 봅니다.》
  《원수님! 절 처벌해주십시오.》
  그이께서는 말없이 승용차를 운전해가시였다. 승용차의 발동소리가 의미심장한 기운을 안고 그냥 들려왔다. 그우에 경애하는 원수님의 조용하신 음성이 울렸다.
  《남혁동무, 우리위대한 수령님들의 뜻을 잘 받들지 못해서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우리 인민들이 낡은 대중교통수단을 리용하면서 불편을 느끼고있습니다. 우리에게 이것만큼 큰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인민의 행복과 기쁨, 인민의 편의와 리익을 우에 놓지 않는 력사적대업이란 무의미합니다.》
  《원수님!》
  문득 달리는 승용차의 차창앞으로 정류소에 멎어서서 움직이지 못하고있는 한대의 무궤도전차가 다가왔다. 그이께서는 승용차의 속도를 죽이시고 천천히 무궤도전차곁으로 다가가시였다. 긴장하고도 세심하신 눈길로 무궤도전차를 지켜보시였다.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혹시 고장이 나서 멎어선 무궤도전차가 아닌지 모르겠구만. 지금이 마지막무궤도전차가 다닐 시간인데…》
  전남혁은 그이께서 밤거리를 돌아보시기 위해, 특히는 이 시간의 무궤도전차운행상태를 알아보시기 위해 손수 승용차를 모시고 거리에 나서신것이라는것을 깨달았다. 무궤도전차를 타고 출퇴근을 해보았는가고 물으시던 그이의 말씀이 가슴속에 다시금 뻐근한 아픔과 자책을 안겨주며 떠올랐다. 언제나 인민의 곁에 자신을 세우시고 인민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안으시는분, 인민의 기쁨곁에는 설혹 그이께서 보이시지 않으실적이 있어도 인민의 아픔곁에는 언제나 그이께서 먼저 서계시였다.
  가슴이 뻐근해오는 아픔과 감동이 숨을 가쁘게 하는것 같았다. 전남혁은 온몸으로 멎어선 무궤도전차를 살폈다. 멎어선 무궤도전차주위에는 무엇인가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