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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3년, 30년》(6)
2024년 창작

  한때 소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어머니앞에서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어머니의 얼굴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함부로 속단하지 말아. 큰 대학을 나왔다고 누구나 소학교교원을 할수 있는게 아니다.》
  어머니의 그 단언에는 뭔가 남다른 사연이 있는것같았다. 하여 나는 언제부터 품고있던 의문을 끝내 입밖에 내고말았다.
  《어머니는 왜 교원을 그만두었습니까?》
  내가 아는바에 의하면 음악대학을 나오고 배우생활을 하던 어머니는 건강상리유로 무대를 떠나 몇년간 치료를 받은 후에 교원자격이 있는지라 자진하여 소학교교원이 되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서인지 몇해후에는 역시 스스로 교단을 떠났고 어느 예술잡지의 편집원으로 년로보장을 맞이했다.
  나는 아직도 그 리유를 잘 모른다.
  어머니는 주저없이 대답하였다.
  《그건 내가 교단을 지켜낼 능력이 없었기때문이다.》
  믿어지지 않았다. 어머니가 이끈 학교의 음악신동들이 전국경연에서 여러번 우승한 사실과 학부형들이 집에까지 찾아와 감사를 표하고 자식의 앞날을 부탁하던 일들을 나는 생생히 기억하고있다. 내가 다닌 소학교에도 실력이 높은 선생님들이 많았지만 어머니에 비해볼 때 그들은 오히려 평범하였다.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능력이 없다니요?》
  놀라와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학력으로 소학교교원쯤은 얼마든지 감당해낼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뿐만아니라 음악적천성을 가진 학생들을 찾아내여 훌륭히 키워낼 제나름의 포부도 안고있었다.
  실지 몇명의 학생을 키운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 학생들의 취미와 소질은 각이하였다.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담임선생님이 수학이나 국어 등 다른 과목들도 음악시간처럼 정열적으로 가르쳐줄것을 바랐지만 어머니는 그 요구를 만족시켜줄수 없었다.
  하나둘 다른 학급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미안한 얼굴로 찾아와 량해를 구하는 학부형들…
  그럭저럭 한기를 졸업시키고난 어머니는 담임을 포기했고 몇해후에는 아예 교원을 그만두었다.
  《사람의 세계관과 지적능력의 기초가 닦아지는 소학교시기에는 더 중요하거나 덜 필요한 과목이 따로 없다. 그래서 교원은 많은것을 알아야 하고 알뿐 아니라 또 가르칠줄도 알아야 하는거다. 소학교의 교단이 높진 않아도 누구나 설수 없다는걸 난 늦게야 깨달았다. 본의는 아니였지만 내가 담임했던 학생들에게는 죄를 지은셈이지.》
  나는 그때처럼 괴로와하는 어머니를 일찌기 본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 헐치 않은 고백끝에 나를 보는 어머니의 눈빛에는 어떤 강렬한 기대가 비껴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넌 교원을 할수 있을것같애. 어떠니?》
  이것이 내가 교원대학에 오게 된 동기라면 동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