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사랑의 탑》 (8)
2021년 창작충일이와 림명이는 꼭 다 먹었던 떡을 놓친듯 한 기분으로 급강하탑을 타며 떠들어대는 아이들과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사진사아지미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됐어. 충일동무, 어쩌겠니… 키가 큰 애들만 태운다는데, 동무들에게 사연을 말하면 되지 않니.》
《싫어, 아마 그렇게 말하면 겁이 나서 타지 못했다고 할거야. 난 어떻게 하든 꼭 타야겠어.》
급강하탑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충일이는 그 무슨 기발한 수라도 생각해냈는지 출입구쪽으로 다가갔습니다. 무턱대고 림명이도 충일이의 뒤를 따랐습니다.
얼마후 아이들속에 섞여 줄을 지어선 림명이가 급강하탑을 바라보느라 여념이 없는 충일이의 잔등을 꾹꾹 찔렀습니다.
《충일동무, 이거
림명이가 근심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체, 겁쟁이같이… 이 동무들을 좀 봐,
《아, 알만 해. 그러니까 운전공아저씨가 모르게 발뒤축을 들란말이지? 발뒤축이라…》
별안간 림명이가 키득거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우스운 모양이였습니다. 그러는 림명이가 아무래도 마음놓이지 않아 충일이가 다짐을 두었습니다.
《쉿! 조용해. 그리고 동문 꼭 나만 따라해야 해. 알겠지?》
《다 안다니까.》
어느덧 하늘높이 오르며 아이들의 환성을 뿜어내던 급강하탑이 땅에 내려서더니 뚝 멎어섰습니다.
운전공아저씨는 좌석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나가는 곳으로 내보내고는 출입구쪽으로 걸어오며 각근히 일렀습니다.
《덤비지 말고 천천히 올라야 한다.》
그리고는 한명한명 깐깐히 눈여겨보며 들여보냈습니다.
별스레 몸이 꼿꼿해져가지고 충일이의 뒤를 따르던 림명이가 황급히 귀속말로 소곤거렸습니다.
《충일동무, 발뒤축을 너무 들었어. 뒤에서 보니까 세게 알려. 좀 낮추라.》
《조용해, 그러다 다 듣겠어.》
충일이는 큰 눈을 더부럭거리며 시까슬렀습니다. 그리고는 혁띠를 조금 풀고 바지를 슬쩍 내리웠습니다.
《어때? 이젠 모르겠지?》
《하, 그것 참 신통한데…》
충일이의 행동이 신기한듯 바라보던 림명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덩달아 바지를 내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