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저 하늘의 별》 (13)
2019년 창작
전남혁은 알길 없는 아픔과 죄스러움을 느끼며 얼굴을 찌프리고 서있었다. 김진학이 그렇게 수리공으로 내려선것이 옳다고 생각되면서도 딸을 생각하면 자기가 조폭하고 무지스럽게 처신했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는것이였다.
《이젠 서로가 가슴에 입은 상처가 너무 커서 화합될것 같지 못해요. 연옥이가 울며 사정해도 되지 않는 일이 나나 당신이 만난다고 되겠어요?》
전남혁은 말없이 앉아있었다. 자존심이 남다른 인간에게 제일 견디기 힘든것은 모멸스러운 자기 처지에 대한 무맥한 감수일것이다. 처녀와 그 아버지앞에서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여준 청년으로서는 그 수치와 모멸감을 견디기 위해 처녀를 피하는 길을 택한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활에서 자존심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인간은 때로 자기가 자신의 적수로 되는 경우도 있군 하는것이다. 문제는 스스로 자기에게 상처를 입히는 그런 인간을 전남혁이나 그의 안해는 돌려세울 길이 없다는 그것이다.
과연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되살릴수 있는것인지?
모든것이 전남혁의 탓이기도 했다. 인민들이 리용하는 무궤도전차를 하찮게 여긴 자기가 그 무궤도전차운전사인들 귀중히 여겼으랴? 청년은 바로 그것을 알아본것이였다. 결국 인민에 대한 랭정하고도 타산적인 관점이 경애하는 원수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을뿐만아니라 딸애의 가슴에도 아픈 상처를 남긴것이였다.
전남혁은 자기는 어쩔수 없는것이라고 여겼던 인민들의 교통상 불편을 두고도 그토록 마음쓰시며 그것을 깡그리 가셔주시기 위하여 모든것을 다해가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자애로운 영상을 그려보았다. 얼마전 남신기계공장에서 뵈왔던 경애하는 원수님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했다.
얼마전에도 공장에 찾아오시여 평양무궤도전차공장의 현대화에 필요한 설비제작을 호소하시고 대책도 세워주신 그이께서는 그날 또다시 공장에 나오시였다. 오랜 시간에 걸쳐 공장을 돌아보시면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그러느라니 시간이 퍼그나 흘러 어느덧 점심시간도 썩 지났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이거 배가 고프구만. 어디 요기를 할데가 없겠소?》라고 하시면서 수행한 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가까이에는 경애하는 원수님께 식사를 대접할 식당이 없었다. 있다면 공장구내식당이 있을뿐이였다. 당황하고 민망하여 어쩔줄 몰라하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웃으시며 구내식당에라도 가자고 말씀하시였다. 수고하는 동무들도 모두 가자고 이끄시였다. 그리하여 공장사람들이 리용하는 구내식당의 국수를 경애하는 원수님과 일군들 그리고 공장의 기술자들이 모여 함께 드는 뜻밖의 일이 생겨나게 되였다.
하지만 천하진미라고 한들 그 국수보다 더 맛있을수 있으랴?
전남혁도 배가 고팠던지라 정신없이 국수를 먹었다. 그러다가 이상한 예감에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흠칫 놀랐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국수를 드시지 못하고계셨던것이였다.
그이의 시선은 정신없이 국수를 먹고있는 일군들과 기술자들에게 머물러계셨다. 그중에는 손을 다쳐 붕대를 감은 손으로 저가락을 불편하게 움직이는 기술자도 있었다. 모두가 정신없이 일하던 뒤끝의 피로와 시장기 그리고 원수님을 모시였다는 기쁨으로 한그릇의 국수에 깊이 취해있었다. 그 모든것을 지켜보고계시는 그이의 안광에 어려있는 깊고도 추연한 빛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할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