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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사랑의 탑》 (10)
2021년 창작

  《아저씨, 난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그래요, 우린 용감해요. 내 동무 충일이도 같구요. 우린 절대로 무서워하지 않으니 야, 제발 좀 태워주세요.》
  충일이와 림명이는 운전공아저씨의 량팔을 하나씩 갈라잡고 무작정 떼를 썼습니다.
  《허허, 이 녀석들 보통아닌 질군인걸.》
  질군이면 질군, 찔통이면 찔통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말해도 좋았습니다. 그저 한번만이라도 급강하탑을 타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고싶었습니다.
  《야, 아저씨, 좀 태워주세요. 예? 딱 한번만!》
  《다른 동무들은 급강하탑을 타면서 사진찍는데 나만 못 찍으면 어떻게 하나요? 그러니 좀 태워주세요. 참, 아저씨, 우리 고향에 한번 꼭 놀러 오세요. 그땐 내가 아저씨를 위해서 뭐든지 다 하겠어요.》
  《원, 녀석들도…》
  운전공아저씨는 충일이와 림명이의 어깨우에 손을 얹었습니다.
  《낸들 왜 태워주고싶은 생각이 없겠니? 그러나 이건 규정이다. 사고는 사람을 가리지 않아.》
  그러더니 재빨리 《나가는 곳》이라는 글이 씌여진쪽으로 충일이와 림명이의 등을 힘껏 떠밀었습니다.
  《긴말할 새 없다. 자, 어서 빨리 자리를 내거라. 다른 동무들이 기다리고있잖니?》
  충일이와 림명이가 통사정을 했으나 운전공아저씨는 여전히 막무가내였습니다. 할수없이 줄밖으로 밀려나온 충일이와 림명이는 어깨가 축 처져서 터벅터벅 계단을 내렸습니다.
  《에이, 용감한 사람들을 태워야지 하필이면 키를 보고 태울건 뭐야. 맞지? 충일아.》
  뒤따르던 림명이가 속이 상한듯 투덜거렸습니다.
  (야, 나와 같은 아이들도 탈수 있는 급강하탑이 있었으면!)
  충일이는 아무말없이 서운한 눈길로 급강하탑만 바라보았습니다.
  자기의 위엄을 과시하는듯 유희장 한복판에 우뚝 솟아오른 급강하탑은 여전히 올랐다내렸다하며 유원지의 하늘가에 아이들의 웃음발을 끊임없이 날리고있었습니다.
  하늘이 드르릉 울리게 터져나오는 그 웃음소리가 꼭 이렇게 꼬집어 말하는것만 같았습니다.
  《여기 유희장에 와서 급강하탑을 못 타면 재미나게 놀았다고 뽐내지 말아.》
  한동안 아무 말이 없던 충일이가 미안한 눈길로 림명이를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