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사랑의 탑》 (3)
2021년 창작×
《충일동무, 뭘하니? 기상이야, 기상!》
주도기비행사가 되여 적진으로 육박하던 충일이가 누군가의 부름소리에 와뜰 놀라며 두눈을 번쩍 떴습니다.
주위는 눈부신 아침해빛으로 환했고 기상을 한 동무들이 담요정돈을 한다, 세면장에 간다 하며 법석이고있었습니다.
《후- 다 잡을번 한걸 놓쳤는데…》
충일이는 째지게 하품을 하면서도 그냥 아쉬운듯 길게 한숨까지 내쉬였습니다. 꿈이 얼마나 생동한지 아직도 눈앞에 생생했습니다.
《하하하, 잡긴 누굴 잡는다는거야? 동무 꿈을 꾼게로구나. 어서 일어나기나 해.》
얼떠름해서 서있던 림명이가 깔깔거리며 충일이의 어깨를 툭 쳤습니다. 림명이는 충일이와 함께 같은 도에서 이번 대회에 올라온 동무였습니다.
충일이는 자기가 덮고자던 담요를 와락와락 끄당겨안는 림명이를 바라보며 씩 웃었습니다.
두팔을 머리우로 버쩍 쳐들며 힘껏 기지개를 켠 충일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잠자리를 깨끗하게 정돈하고나서 얼른 배낭가방을 끄당겼습니다. 세면도구를 찾느라 끙끙거리는데 배낭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호기심어린 눈길로 바라보던 림명이가 반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아니, 이거 사진첩이로구나. 동무거가?》
《그래, 하지만 아직 몇장밖에 없는 빈거나 같애. 평양에 가서 사진들을 많이 찍어 여기에 꼴깍 채워가지고 오라고 동무들이 준거야.》
충일이는 뚜껑우에 해바라기꽃송이가 방긋 웃는 사진첩을 툭툭 두드리며 으쓱해서 대답했습니다.
림명이가 부러움이 한껏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의 동무들이 정말 좋은 생각을 했구나. 나두 사진을 찍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못했어. 충일동무, 이제부턴 나두 함께 사진을 찍자. 나도 사진첩을 멋지게 만들어서 고향사람들과 동무들에게 모두 보여주겠어. 어때?》
《좋아! 그럼
충일이와 림명이는 벌써 딱친구가 다 된듯 어깨동무를 하며 세면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갑자기 림명이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참, 오늘두 참관일정이 얼마나 멋있는지 몰라.》
《그래? 어디 간대?》
충일이가 호기심이 찰랑이는 눈을 깜빡이며 재촉하였습니다.
《오전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참관하구 점심에는 옥류관 그리구 저녁에는 개선청년공원유희장에 간다는거야.》
《유희장?! 야, 좋구나. 오늘 유희기구를 실컷 타보게 됐는걸.》
충일이는 벌써부터 사기가 나서 온몸을 흔들었습니다.
《
《아무렴.》
충일이와 림명이는 오른손을 들어 짝- 하고 소리가 나게 손벽을 마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