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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보배동이》 (6)
2021년 창작

  원수님께서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진철이에게 어서 밥을 먹자고 조용히 이르시였다.
  정신없이 밥을 퍼먹는 진철이를 기특하게 바라보시며 원수님께서는 그의 볼에 묻은 밥알을 손수 떼여주며 물으시였다.
  《밥이 맛이 있느냐?》
  《예, 어머니가 해준 밥보다 더 맛있어요.》
  《하하하,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밥이 제일이지. 가만, 천천히 먹어라, 그러다 목이 메겠다.》
  물고뿌를 받아쥔 진철이는 꿀꺽꿀꺽 물을 마셨다.
  그 바람에 목에 꽉 찼던 닭알밥이 쭉 내려갔다.
  《이런, 밥을 다 먹었구나. 용타, 사람은 언제나 밥그릇을 비워야 건강하단다. 그래, 점심엔 뭘 먹고싶으냐?》
  《꼴바싸.》
  《꼴바싸? 하하하, 우리 진철이가 맛있는건 다 아는구나. 좋다, 그럼 점심엔 소원대로 꼴바싸를 차려주마.》
  같이 앉았던 아저씨들이 하하하 웃는 바람에 진철이는 앞이마를 살살 긁었다. 좀 머쓱해지거나 어찌할바를 모를 때 하는 그의 독특한 행동이였다.
  《진철아, 너 버릇없이.》
  진철이는 아버지가 눈을 찡그리자 한대 맞은 거부기처럼 목을 움츠렸다.
  《강동무, 그러지 마오.어른스럽게 놀면 아이가 아니지.》
  식사가 끝난 뒤 원수님께서는 진철이를 데리고 서재가 있는 방으로 향하시였다.
  《자, 이제부턴 여기가 너의 학습실이다. 여기서 방학숙제도 하고 콤퓨터도 하고 보고싶은 책을 맘껏 보거라. 그림책이랑 보고싶지? 내 많이 가져오겠다. 좋지?》
  《예.》
  진철이가 좋아하는것을 보시며 원수님께서는 책상에 다가가시여 종이 한장을 꺼내드시고 한자두자 글을 써나가시였다.
  진철이가 리용할 하루일과표였다. 거기에는 기상시간이며 세면시간, 식사시간과 학습시간, 콤퓨터시간, 운동시간 등 구체적으로 씌여지고있었다.
  《진철아, 오늘부터 이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이건 너의 방학숙제장이랑 들어있는 책가방, 저건 너를 위해 마련한 콤퓨터다. 나도 배워주고 내가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을 보내주겠으니 우리 이번 방학기간에 콤퓨터다루기와 타자를 뚝 떼자꾸나. 어때?》
  《자신있어요.》
  《어이쿠, 거 대답이 씨원씨원해서 좋다. 너의 아버지보다 대답속도가 빠른걸.》
  《사람들은 날보고 우리 엄마를 닮았다고 했어요. 인민군대사관장을 한 우리 엄마는 말이랑 동작이랑 얼마나 빠른지 몰라요. 아버지도 엄마앞에선 꼼짝 못해요.》
  원수님께서는 진철이의 꾸밈없는 말에 호탕하게 웃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