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보배동이》 (4)
2021년 창작

  진철이는 원수님께서 보온병에서 따라주신 더운물을 받아들었다. 앵두같은 입술을 뾰족이 내밀고 후후 불며 더운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는 물을 마시면서도 고뿌너머로 대장선생님아버지를 살피는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 어떻게 된 일입니까?》
  《대장동지의 말씀대로 이애가 어머니가 입원하는 병원에 따라가겠다구 옆집할머니 몰래 도망쳤습니다. 장갑도 끼지 않구 손이 새빨개서 궤도전차정류소까지 나오긴 했으나 어느것을 탈지 몰라 엉엉 울기까지 했답니다.》
  진철이는 형상까지 하면서 말하는 아버지를 보며 이마살을 찡그렸다.
  《울었다? 그런데 어떻게 얘가 병원정문까지 갔습니까?》
  《다행히도 정류소에서 이애보다 두살 우인 남혁이란 애를 만났는데… 참, 금철동무의 아들 말입니다.》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진철이는 호 하고 가는 숨을 내쉬였다.
  정말 남혁형이 아니였다면 길가에서 동태가 될번 했던것이다.
  …
  무작정 엄마한테 가겠다고 집을 나섰건만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라 진철이는 눈물까지 흘렸다.
  길을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마다 길은 안 대주고 빨리 집으로 가라고만 할뿐이였다. 그러다가 사고를 친다는것이였다.
  진철이가 옆의 아빠트에서 사는 남혁이를 만난것은 바로 그때였다.
  《너 이름 진철이 맞지? 근데 여기서 왜 울고있어?》
  《누가 뭐 저보구 걱정하랜?》
  진철이는 웬 낯모를 애가 약을 올리는 바람에 툭 내쏘아주었다.
  《챠, 이것 봐라, 형님한테 그건 무슨 말본새냐? 난 4학년이란 말이야, 이름은 남혁이구, … 어, 그렇지. 너의 아버지 군사종합대학에 다니지?》
  《어엉? 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
  《알지, 나야 형이니까. 사실은 우리 아버지도 거기에 다니거던.》
  《야, 난 또 그런걸…》
  《그런데 웬일이야, 이렇게 추운 때 밖에 나와서?》
  《엄마한테 가려구. 우리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어, 뭐 김만유병원이라나. 그런데 난 거기에 갈줄 몰라.》
  《아, 김만유병원! 내가 알아. 너 오늘 날 만나길 잘했어. 난 거기에 가봤으니까 잘 알거던, 이모 면회를 가느라고…》
  남혁이의 말에 진철이는 길가라는것도 잊고 두팔까지 버쩍 들어보이며 환성을 질렀다.
  《야! 형, 그럼 날 거기로 좀 데려다줘.》
  《뭐, 이제?! 난 동무네 집에 가댔는데… 에라, 오늘은 진철이라는 동생이 생긴것을 축하해서 병원으로 간다. 좋지?》
  《응, 좋아, 형이 제일이야. 난 언제부터 형이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이렇게 되여 진철이는 남혁이와 함께 김만유병원으로 가게 되였다.
  《때르릉…》
  귀맛좋은 종소리가 울리는 궤도전차를 타고가면서 그들은 쉬임없이 종알거렸다. 아마 그들이 한 말들을 다 적으면 장편소설 하나는 실히 될듯싶었다.
  하지만 진철이는 병원문을 통과도 못해보고 아버지한테 《체포》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