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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달속의 옥토끼》
  아득히 먼 옛날에 있은 일이랍니다.



  어느 깊고깊은 산속에서 착하고 부지런한 엄마토끼가 귀여운 애기토끼들을 데리고 재미나게 살고있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엄마토끼는 봄산나물을 뜯으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엄마토끼는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다니면서 삽주랑 둥굴레도 뜯고 원추리도 뜯었습니다.
  엄마토끼는 바구니에 꼴딱 넘쳐나게 담은 산나물을 보며 말했습니다.
  《이걸 가져다주면 우리 애들이 얼마나 좋아할가. 모두다 맛있게 호물호물 잘들 먹겠지?》
  엄마토끼는 기쁜 마음을 안고 집으로 씽씽 내달렸습니다.



  애기토끼들을 생각하며 힘차게 내달리던 엄마토끼는 그만 사냥군이 노루를 잡으려고 파놓은 함정에 풍덩 빠졌습니다.
  《이젠 꼼짝 못하고 사냥군에게 붙잡혀 죽게 되였구나. 엄마없이 우리 애들은 어떻게 살가? 엄마를 찾아 울며불며 산속을 헤매다가 산매나 여우밥이 될지도 몰라.…》
  엄마토끼는 어떻게 하든지 함정밖으로 나가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올라갈수가 없었습니다.
  엄마토끼는 너무 안타까와 흑흑 흐느끼며 울었습니다.
  이때 불쑥 사슴이 나타나 함정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아뿔사, 토끼야, 너 어쩌다 그렇게 됐니?》
  《사슴아, 사슴아. 나를 좀 구원해주렴.》
  《글쎄, 그랬으면 좋겠지만 함정이 너무 깊어 어쩔수가 없구나. 난 앞발이 요렇게 짧은데 여기서 어물거리다가 나까지 빠지면 어쩌겠니.》
 


  사슴은 걱정만 하다가 가버렸습니다.
  사슴이 가버리자 엄마토끼는 또 슬피 울었습니다.
  잠시후에 너구리가 나타났습니다.
  《아니 토끼야, 너 어쩌다가 이렇게 되였니?》
  《너구리야, 너구리야. 나를 좀 구원해주렴.》
  《글쎄, 내가 무슨 수로 너를 구원한단 말이냐. 내가 몸이 둔하다는거야 너도 잘 알지 않니. 이런데서 어물거리다가 나까지 풍덩 빠질수 있어.》
 


  너구리도 이런 말을 하고나서 가버리고말았습니다.
  엄마토끼는 너무도 서러워 울고울었습니다.
  이때 토끼의 울음소리를 들은 다람쥐가 살며시 함정입구로 다가왔습니다.
  《아이구머니나, 옥토끼네 엄마가 어쩌다 여기에 빠졌나요?》
 


  토끼는 다람쥐를 보자 반가와하며 부탁했습니다.
  《다람쥐야, 수고스럽지만 우리 집에 가서 우리 애들 보고 엄마가 함정에 빠졌다고 기별 좀 해주렴. 그리고 올 때 호미를 가져오라고 전해주렴.》 
  《알겠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싹싹하고 인정많은 다람쥐는 토끼네 집이 멀고멀었지만 엄마토끼를 위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토끼네 집에 도착한 다람쥐는 애기토끼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큰일났다. 저기 산기슭에 있는 함정에 너희 엄마가 빠졌다. 어서들 가봐라.》
  애기토끼들은 그 말을 듣자 엉엉 소리내여 슬피 울기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울기만 하면 어쩌니. 어서 가서 엄마를 구원해야지. 내가 대준 길로 어서 달려가거라. 그리고 호미를 꼭 가지고 가거라.》
 


  애기토끼들은 눈물을 흘리며 함정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여느때 같으면 쉬염쉬염하며 오래동안 가야 할 먼길을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뛰여갔습니다.
  함정곁에 다달은 애기토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울었습니다.
  《아이구 엄마, 아이구 엄마, 이 일을 어쩌면 좋나요.》
  《얘들아, 운다고 누가 도와주지 않으니 어서 호미를 떨구어라.》
  애기토끼들은 엄마에게 호미를 떨구어주었습니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세발자국…
 


  호미로 발디디개를 파면서 올라가던 엄마토끼는 더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다시 오르다가 떨어지기를 그 몇번…
  《얘들아,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 몸이 자꾸 뒤로 젖혀지니 올라갈수가 없구나. 이번엔 칡넝쿨로 바줄을 꼬아서 내려보내거라.》
  애기토끼들은 칡넝쿨로 바줄을 꼬아 엄마토끼에게로 내려보냈습니다.
  애기토끼들은 엄마토끼가 올라오라고 젖먹은 힘까지 다하여 칡넝쿨바줄을 잡아당겼으나 애기토끼들의 힘만으로는 엄마토끼를 끌어올릴수가 없었습니다.
  《얘들아, 그러다 너희들까지 함정에 떨어지겠다. 이젠 흙을 파서 들여보내거라. 그 흙으로 함정을 메우면서 올라가보겠다.》
  그러나 애기토끼들의 자그마한 손으로 내려보내는 흙으로는 깊고 넓은 함정을 어둡기 전에 메울수 없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주위는 땅거미가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점심도 저녁도 다 굶으면서 맥을 뽑은 애기토끼들은 온몸이 나른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한곳에 모여앉아 슬피 울었습니다.
  《밤이 가고 날밝으면 사냥군이 와서 우리 엄마를 붙잡아가겠지. 엄마없이 우리끼리 어떻게 사나? 엉엉엉…》
  바로 그때였습니다.
  문득 동쪽하늘이 환히 밝아오더니 높은 산마루우로 둥근 달님이 빛을 뿌리며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애기토끼들은 달님을 향해 말했습니다.
《달님, 달님, 마음 착한 달님.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우리 엄마 구원해주세요.》
  그랬더니 글쎄 아득히 높은 하늘에 걸려있던 둥근 달님이 산마루에 솟아있는 푸른 소나무가지우에 척 내려앉아 바줄을 함정안으로 내려보내주었습니다.
 


《엄마, 엄마. 어서 빨리 달님이 내려보내준 바줄을 꼭 붙잡으세요.》
  엄마토끼는 달님이 내려보내준 바줄을 잡고 함정밖으로 나오게 되였습니다.
  엄마토끼와 애기토끼들은 너무 기뻐 서로 붙안고 빙빙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달님에게 몇번이나 큰절을 드렸는지 모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 토끼네들은 달님이 내려보내는 줄을 타고 매달 보름이면 달나라에 올라가군 한답니다.
  달나라에 가서 무슨 일을 하느냐구요?
 


  노래를 부르며 신이 나게 방아를 찧는답니다.

  방아방아 떡방아
  달님 잡술 떡방아
  쿵덕쿵덕 찧어라
  정성담아 찧어라

  여러분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서 달나라의 계수나무아래서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군 한다는 재미나는 옛이야기를 들었을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이렇게 되여 생겨난것이라고 합니다.